불보종찰 순례 - 양산 통도사 반야용선도(般若龍船圖)
반야용선(般若龍船)은 어지러운 세상을 넘어 피안의 극락정토에 갈 때 탄다는 배를 말한다. 반야(般若)란 모든 미혹(迷惑)을 끊고 진정한 깨달음을 얻는 힘이나 모든 법을 통달하여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마음의 작용을 뜻한다. 반야용선도는 망자를 위해 걸었던 그림으로, 그림에는 보통 좌로부터 극락의 주인인 아미타부처, 극락으로 인도하는 깃발을 든 인로왕보살, 반야용선과 망자가 표현되며 슬픔에 젖은 유가족이 그려지기도 한다. 즉 반야용선이 그려진 것은 망자가 아미타 부처가 계시는 서방극락정토에 왕생(往生)하기를 염원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반야용선도
▲용두
통도사의 극락보전 측벽에는 가장 구체적인 모양의 반야용선이 그려져 있다. 많은 정토(淨土) 가운데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서방극락세계(四方極樂世界)로의 왕생을 회구하는 중생들에 있어 그 첫 번째 단계인 극락으로 인도하는 매개체인 용선(龍船)과 중생(衆生)만을 주제로 한 그림이다.
▲선실
▲용미
용선(龍船) 앞 선두에는 인로왕보살(引路王菩薩)이 합장을 하고 서 있고 맨 뒤쪽에는 지장보살(地藏菩薩)이 육환장을 들고 서 있다. 인로왕보살은 망자를 극락정토로 인도하는 영계(靈界)의 안내자이다. 지장보살은 육도윤회(六道輪廻)의 현실세계에 몸을 나투어 중생들을 구제하도록 석가모니부처님으로부터 수기 받은 분이라고 한다. 중생을 제도하겠다는 맹세가 누구보다도 크고 위대한 분으로, 그 원력의 힘으로 말미암아 자신의 안락은 뒷전으로 돌리고 지옥이든 천상이든 고통받는 중생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서 구원하는 분이다.
▲인로왕보살
▲지장보살
배 중앙에는 비구, 아낙, 선비, 양반, 노인 등 여러 신분의 사람들이 각기 다른 표정을 짓고 용선(龍船)에 몸을 싣고 있다. 배 안에는 각각 신분을 달리하는 여러 사람들이 극락왕생(極樂往生)한다는 기대감에 젖어 있는 모습으로 배에 몸을 싣고 있다. 그 중에는 이승에 미련이 남아있는지 뒤를 돌아보는 사람도 있다. 배 아래의 파도는 잔잔하게 보이며 대단히 깊게 느껴진다.
▲극락왕생인
▲극락왕생인
▲극락왕생인
앞 뒤에 큰 돛을 각각 세우고, 전진하는 배의 위상을 나타내고 있다. 배 중앙에는 장형(帳形) 지붕으로 건물을 짓고 보탑(寶塔)의 상륜부와 같은 모양으로 나타난다. 배 아래로는 푸른 파도가 일고 넓은 대해(大海)를 실감나게 표현하였다. 화면의 하단부 우측으로 흰 연꽃을 구름위로 솟아 내어 이미 연화장 세계에 이르렀음을 암시하고 있으며, 용의 큰 힘, 푸른 파도, 보살의 원력, 그리고 중생의 정토왕생 발원으로 이어지는 드라마틱한 장면을 펼쳐주고 있다.
▲연화해수(蓮花海水)
<2010.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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