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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토 묘만지(妙滿寺) 미륵대성불경변상도

蔥叟 2010. 3. 13. 05:29

일본 교토 묘만지(妙滿寺) 미륵대성불경변상도

 

   13세기 말에 그려진 고려시대의 탱화가 일본 교토시에 위치한 사찰 묘만지(妙滿寺)에서 발견됐다. 교토국립박물관은 묘만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세계적으로 현존하는 탱화 가운데 세번째로 오래된 고려 탱화를 찾았다고 지난 1월 30일 발표했다. 탱화는 보리수 아래서 성불한 미륵여래가 부모가 기거하는 궁전으로 돌아와 중생 앞에서 설법하는 모습을 그린 ‘미륵대성불경변상도(彌勒大成佛經變相圖)’로 가로 1.3m, 세로 2.3m의 대작이다. 보존 상태는 매우 좋다. 제작연대는 서기 1294년에 해당하는 ‘지원(至元) 31년’이라고 탱화에 씌어 있다. 화가는 ‘화문한서(畵文翰署)’라는 궁중화가 조직에 속한 이성(李晟)이 그린 것으로 드러났다.

    

미륵대성불경변상도(彌勒大成佛經變相圖)

 

   탱화는 전체적으로 화려한 색채를 피했지만 한가운데 자리한 미륵여래의 얼굴과 가슴 부분 등은 세세하게 묘사, 입체감이 뛰어나다. 박물관측은 “중요문화재급 발견”이라면서 “고려 탱화로 13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작품은 3건밖에 없다. 궁중 화가가 그린 탱화로는 가장 오래된 것인 데다 고려 탱화의 최전성기 양식을 보여 주는 귀중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부처님의 일대기 또는 불교설화에 관한 여러 가지 내용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을 변상도(變相圖)라고 한다. 변상이란 변현(變現)된 모습이라는 뜻으로 부처님의 본생, 혹은 정토 등의 모습을 그린 것을 말한다. 변상도라고 하면 정확하게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석가부처님의 일생을 여덟 장면으로 압축하여 표현한 것을 팔상도(八相圖)라고 하는데, 하나로 고정된 장면이 아니라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화되는 모습을 그린 것이므로 변상도의 하나라고 보면 된다.

   변상도에는 부처님의 전생을 묘사한 본생도와 일대기를 나타낸 불전도(佛傳圖), 그리고 서방정토의 장엄도가 그 기본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변상도는 대체적으로 여러 가지의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탱화로 그려지는 경우는 팔상도 외에는 거의 없고 대부분 벽화나 경전의 속표지 그림으로 즐겨 그려진다. 탱화로 그려진 팔상도도 그 숫자가 많은 편이 아니다.

   변상도의 유래는 인도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인도에서는 부처님의 열반 뒤 산치(Sanchi)탑이나 아잔타(Ajanta) 석굴 같은 곳에 벽화로 불전 혹은 본생 등에 관한 변상도를 그린 것이 적지 않다. 또 중국에서도 <개원석교록(開元釋敎錄)>에 중국 당나라 때 오도현(吳道玄, ?~?)이라는 유명한 화가가 대자은사(大慈恩寺)의 번경당(飜經堂) 벽에 변상도를 그렸다는 기록이 있다. 아마 중국 역시 적어도 당나라를 전후해서 변상도가 꽤 유행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중국 둔황 석굴 막고굴(莫高窟)에는 특히 화엄경변상도가 벽화로 많이 남아 있는데, 최근에는 이 그림의 구성이 우리나라 화엄탱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는 연구도 나와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벽화나 탱화 외에 경전의 속표지로도 즐겨 그려졌다. 특히 경전에 많이 그려진 것은 경전의 어려운 내용이나 심오한 교리를 한 폭의 그림에 압축하여 나타냄으로써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뜻을 이해하고 불심을 일으키게 하는 데 있다. 그것은 바로 변상도의 가장 큰 목적이 중생교화의 한 방편이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현재 남아 있는 것으로 가장 오래된 것은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에 소장된 통일신라시대의 <화엄경> 사경(寫經) 조각에 그려진 변상도인데, 이것은 754년에서 755년 사이에 그려졌다. 그밖에는 대부분 고려시대 이후의 것들이다. 1294년에 만들어졌고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아미타경> 변상도, 서울 호림박물관의 <대방광불화엄경> 등의 사경 변상도가 대표적이다. 

 

 

 

<2010. 3.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