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순례◈/달구벌문화권

청도 운강고택(雲岡故宅)

蔥叟 2009. 3. 25. 06:00

청도 운강고택(雲岡故宅)

 

   넓은 시내가 휘도는 경북 청도군 금천면 신지리, 곧 섶말은 예로부터 밀양 박씨들이 세거해 온 마을이다. 비단폭 같았다던 금천은 운문댐에 막혀 그 이름이 무색하게 바닥을 드러낸 채 탁하고 가는 물줄기로 변해 버렸고, 그 위에 가로놓인 긴 시멘트 다리와 마을 허리를 관통하는 아스팔트 도로는 그렇지 않아도 옛자취가 사그라든 이 마을의 풍경을 한층 데면데면하게 만드는데, 그나마 다행히 옛집 한채가 보전되어 묵은 내력을 내보이니 중요민속자료 제109호로 지정된 운강고택(雲岡故宅)이 바로 그 집이다.

   운강고택은 소요당 박하담(逍遙堂 朴河淡, 1479-1560)이 벼슬을 사양하고 이곳에 서당을 지어 후학을 양성했던 옛터에 1809년(순조 9년)에 박정주(朴廷周, 1789-1850)가 분가하면서 살림집으로 건립한 가옥으로, 운강 박시묵(雲岡 朴時默)이 1824년(순조 24년)에 중건하고 1905년 박순병(朴淳炳)이 다시 중수하였다.


   소요당 박하담은 1516년(중종 11년) 사미시에 합격했으나 관직을 포기하고 청도의 운문산 아래 눌연(訥淵) 위에 정자를 짓고 소요당이라 이름하고 여생을 보냈다. 그 후 조정에서 그의 학행을 듣고 감역(監役)‚ 봉사(奉事)‚ 사평(司評) 등에 임명했으나 이를 모두 사양하였다. 삼족당 김대유(三足堂 金大有)와 교분이 두터웠고 거처 또한 가까왔으므로 조석으로 방문하여 시와 학문연구로 날을 보냈다. 또한 김대유와 함께 벽지의 향민들을 위하여 사창(社倉)을 설치하여 그들이 편히 이용하도록 하였다. 운강 박시묵(雲岡 朴時默)은 후학양성에 크게 주력하였고, 고종 9년(1872년) 강학소절목(講學小節目)을 마련하여 교육기관으로서 큰 성과를 올렸으며 통정대부 좌승지에 증직되었다.


   운강고택은 사당을 맨 안쪽에 두고 그 앞쪽에 사랑채와 안채를 중심으로 한 두 개의 튼 'ㅁ'자형으로 건물들을 결합시켜 9동 80칸에 이르는 큰 집이 되었다. 대지 1,700여 평에 2개의 넓은 안마당과 사당 앞의 백류원터, 안채 후원, 사랑채 후원 등 공간을 여유있게 두었다.


   사랑채와 중문간채 사이를 꽃담으로 막아 놓았는데, 이 꽃담은 막돌을 이용하여 얼마간 쌓아올린 다음 그 위로는 기와조각을 박고 사이사이에 백회를 발라 무늬를 만들었다. 가운데 가로로 길게 칸을 내고 그것을 다시 세로로 여러 개 나누어 칸마다 '吉'자와 간단한 꽃무늬를 넣었다. 그 아래와 위로는 귀갑문(龜甲紋)과 비슷한 기하학적인 무늬를 배열하였다.

   운강고택은 규모있는 안채, 그리고 곳간채와 고방채와 중문채에 갖추어진 많은 수납공간이 요족했던 살림살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하지만 꽃담이나 내외문, 뒷사랑의 아자나간 등 작고 눈에 띄지 않는 것에 지나치지 않은 치레를 하였을 뿐 전체적으로는 풍족한 살림을 과시하지 않는 절제의 미덕이 엿보인다.
  

 

▲대문채

 

▲대문채

 

▲운강고택 편액

 

▲대문채

 

▲대문에서 본 중사랑채

 

▲사랑채와 대문채

  

▲사랑채

 

▲사랑채

 

▲사랑채 뒷면

 

▲사랑채 뒷면

 

▲고방채

 

▲중사랑채

 

▲백류원 편액

 

▲사랑채 편액

 

▲꽃담

 

▲꽃담

 

▲중문간채

 

▲안채(정침)

 

▲안채(정침)

 

▲안채(정침)

  

▲안채(정침)

 

▲안채 부엌

 

▲안채 안방

 

▲안채 대청

 

▲안채 건넌방

 

▲안채 뒷면

 

▲안채 후원

 

▲중문간채와 중사랑채

 

▲행랑채

 

▲광채

 

▲곳간채

 

▲곳간채

 

▲행랑채

 

▲행랑채 방아실

 

▲사당 출입문

 

▲사당

 

▲사당

 

 

 

                                                                               <2009. 3. 15>

25523

'◈한국문화순례◈ > 달구벌문화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도 운문사 삼층석탑  (0) 2009.03.27
청도 만화정(萬和亭)  (0) 2009.03.26
청도 선암서원(仙巖書院)  (0) 2009.03.24
청도 박곡리 석탑  (0) 2009.03.23
청도 박곡리 석조여래좌상  (0) 2009.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