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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우산동천 대산루(對山樓)

蔥叟 2008. 5. 30. 08:59

상주 우산동천 대산루(對山樓)

  

    임진왜란 이후 1600년, 이조판서를 지낸 우복 정경세는 벼슬을 버리고 고향에 내려와 우복산장을 경영하며 은둔생활에 들어간다. 혼란기의 정권다툼의 아수라장을 피해 이곳에 내려와 학문과 사상을 연구하였다. 우복이 죽은지 100여년이 지난 후 영조는 그의 후손들에게 이곳을 하사했으니 이것이 바로 우산동천이다.

  

▲대산루(對山樓) 전경

 

▲대산루(對山樓)

 

▲대산루(對山樓)

 

   대산루는 우복의 6세손 정종로(鄭宗魯, 1738~1816)가 이곳에 남아있던 정경세의 가옥들을 수리하고 중창한 가옥이다. 이 건물은 좌측 언덕 위에 있는 우복종가와 그 뒤쪽 주산 밑에 있는 도존당(서원)  및 고직사와 서로 관계를 맺으며 정씨일가의 소우주(小宇宙)를 이루고 있다. 대산루는 단층과 2층 누각이 연접된 T자형 건물이다. 단층은 정사로 강학공간, 누각은 휴양, 접객, 장서, 독서 등을 위한 복합용도 건물이다. 

 

▲2층 계단 외벽

 

▲2층 돌계단

 

▲정사

 

   개울 건너 종가로 가는 중간에 자리잡았고 앞으로는 큰 시내가 흐르고 옆으로는 실개천이 흐르는 사이에 있다. 앞으로 멀리 높은 산들이 바라보이고, 옆으로는 낮은구릉에 접하고 있다. 이러한 이중적 경관을 모두 취하기 위하여 단층의 건물과 2층 누각을 직각으로 연결하여 T자형의 복합건물을 만들었다. 단층 건물은 근경을, 중층 누각은 근경을 향하고 있다. '對山樓'라는 건물이름도 '산을 바로 대하고 있는 마루'라는 뜻이다. 

 

▲누마루에서 본 정사

 

▲누마루

 

▲누하 부분

 

   단층건물은 4칸의 정사건물로 강학공간으로 쓰던 곳이다. 2층 누각은 휴양과 접객, 그리고 책을 보관하고 읽기 위한 복합용도의 건물이다. 두 건물은 내부 계단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건물로 통합된다. 민간 건축에서는 유례를 찾기 어려운 독특한 건물이다. 길이 5칸의 2층 누각은 가운데 2번째 에 놓인 단칸 온돌방에 의해 공간이 분할된다. 방 앞의 누마루는 경관을 즐기며 휴식하는 곳이고, 뒤에는 한칸의 숨겨진 창고방과 두칸의 책방이 있다. 즉 1층 정사건물은 제자들을 가르치는 강학의 장소이며 모두에게 개방된 공간이고, 2층의 누마루 부분은 친지들을 대하는 접객공간이며, 책방부분은 사적인 공간이다. 작은 집이지만 영역의 성격을 위계화하여 3단계로 구획하고 있다.

 

▲부엌

 

▲부엌

 

▲2층 책방

 

   대산루의 가장 특징적인 점은 2층 누마루에 온돌방을 들였다는 점이다. 2층에 구들을 놓고 불을 지펴 난방을 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기술이다.누각이란 떠 있는 마루면이기 때문에 추운 겨울에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온돌방만 설치되면 사철 누각을 이용할 수 있다. 대산루의 이 온돌방은 건물의 효용을 두배로 늘려준 획기적인 고안이다.

 

▲대산루(對山樓)

 

 

 

<2008.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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