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오전리 출토 동제정병(銅製淨甁)
<국립대구박물관>
깨끗한 물을 담는 병으로 불구(佛具)의 하나로 고려시대 작품이다.〈법화경〉 권 하에 의하면 원래는 승려가 반드시 지녀야 할 18물(物) 중의 하나였던 것이 점차 불전(佛前)에 바치는 깨끗한 물을 담는 그릇으로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중국 당나라 고승인 의정(義淨)의 〈남해기귀내법전 南海寄歸內法傳〉 제1에 "무릇 물에는 정(淨)과 촉(觸)이 있어 2종류의 병이 있는데 정수(淨水)는 토기로 만든 정병, 촉수(觸水)는 동과 철로 만든 촉병에 각각 넣는다. 정수는 먹을 수 있는 물이고 촉수는 손을 씻는데 사용하는 물이다"라고 기록되어 있어 그 용도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러나 〈다라니집경 陀羅尼集經〉 제3에는 대범천(大梵天)이 오른손에 병을 들고 있다고 되어 있으므로 정병은 부처님 앞에 바치는 공양구의 하나일 뿐 아니라 불·보살이 가지는 지물(持物)로도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선화봉사고려도경 宣和奉使高麗圖經>에 정병은 가늘고 긴 목에 테두리가 돌려져 있고 넓은 어깨 부분에는 뚜껑이 있는 주둥이가 나와 있는 독특한 형태라고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주로 청동이나 도자기로 만들어졌으나 토기나 금·은을 사용하기도 했다. 고려시대에는 불교의 융성과 함께 특히 많이 제작되었는데 장식문양에서 독특한 은입사(銀入絲) 기법을 이용하여 포류수금무늬[蒲柳水禽紋]나 유로수금무늬[柳蘆水禽紋] 등을 회화적으로 표현한 뛰어난 작품들이 남아 있다. 이러한 은입사 기법은 고려시대의 상감청자 시원문제와도 깊은 관련이 있을 뿐 아니라 조형상으로도 고려시대의 우수한 금속공예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동제정병
<2006.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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