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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신라 성덕왕릉 십이지원숭이상

蔥叟 2006. 1. 26. 03:56

경주 신라 성덕왕릉 십이지원숭이상

<국립중앙박물관>

 

   이 원숭이상은 경주 조양동에 있는 성덕왕릉에서 옮겨온 것이다. 일반적으로 열두 방위에 따라 무덤의 호석 주위에 배치되는 통일신라시대의 십이지신상들은 모두 평면적인 부조이지만 이 상은 완전히 두리새김한 점이 특징이다. 지금도 성덕왕릉 주위에는 다른 십이지신상이 남아있지만 아쉽게도 거의 파손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왕권의 위엄을 나타내는 상징물로서 무장상이 지니는 당당한 위용을 훌륭히 완벽하게 표현한 통일신라 조각의 걸작품이다. 이 십이지신상은 성덕왕이 돌아가신 뒤 바로 세운 것이 아니라 경덕왕 때인 8세기 중엽에 세워진 것으로 보인다.

 

 ▲원숭이상

 

   한 몸으로 조각된 이 상은 원숭이 얼굴에 사람 몸을 하고 있는데, 정면을 바라보면서 턱을 약간 치켜든 당당한 자세에, 몸에는 갑옷을 입고 양손은 몸 가운데에서 모아 칼을 쥐고 있다. 환조의 조각상태는 양감이 강하며 당당함이 느껴진다. 두향은 정면으로, 고개를 약간 위로 처들었으며 무복을 입었다. 목에는 경당(頸當)을 두르고, 가슴에는 어깨에서 내려진 넓은 띠와 동심원 모양이 표현되었다. 양쪽 견갑(肩甲) 위에는 귀면문(鬼面紋)으로 추측되는 표현이 있으며 팔꿈치 위에는 반수(半袖)자락이 있고 팔에는 소맷자락을 걸쳐서 길게 내려뜨렸다. 허리 아래에는 길이가 짧은 요갑(腰甲)을 입었으며 아랫부분에 수직의 주름장식이 있다. 요갑 아래에는 흘러내린 군의(裙衣) 자락이 양 다리 위에서 Ω모양을 이룬다. 무릎 아래에는 경당(脛當)을 두르고 신발을 신은 발은 양 옆으로 벌려 서서 그 사이로 지물(持物)을 내려 칼끝이 땅에 닿는다.

 

   오른손을 복부(腹部) 중간에서 손등이 보이도록 지물을 잡았다. 지물의 형태는 파수의 끝부분에 장식이 없는 긴 환두도(環頭刀)이다. 왼손은 바로 옆에서 자여스럽게 허리의 대를 잡은 당당한 자세이다. 발 밑에는 네모난 촉이 마련되어 있어서 땅에 꽂아 고정시킬 수 있게 되어 있다. 이 십이지상은 유물카드에 의하면 1930년 10월에 경주고적보존회에 의해 성덕왕릉에서 경주박물관으로 옮겨진 거스오 되어 있고, 1928년 8월에 발간된 中村亮平의 '慶州之美術'에는 옮겨지기 이전의 사진이 실린 것으로 보아 1929년 이전에는 원위치에 있었던 것이 확실시된다. 지금 성덕왕릉의 원숭이상(申像)의 원위치에는 말상(午像)의 아랫부분이 놓여져 있다.

 

 

 

<2006. 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