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애정, 신의 축복 - 락슈마나 사원 미투나상
신성한 사원에 왜 이런 음란스러워 보이는 미투나상을 조각하였을까? 공식적인 설명이 없어 추측이 난무하는데, 찬델라 왕조의 부흥기와 비슷한 8세기에서 12세기까지 성행한 탄드리즘(Tnadrism)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탄드리즘의 근본적인 개념인 탄드라Tandrasms 정신적인 지식을 의미하는 산스크리트어의 탄드리Tandridptj 왔고, 이 단어의 어원은 ‘넓힌다’는 뜻을 가진 탄Tandlfkrh 한다. 즉 탄드라는 ‘스스로 지식을 넓히고 몸의 실천적인 수행을 통해 익히는 것’을 말한다.
탄드리즘은 드라비다계에서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코가 낮고 살결이 검은 드라비다족은 모헨조다로와 하라파 등지에 살면서 이미 기원전 3000년 경부터 인더스문명을 일으켰는데, 기원전 1500년경 중앙아시아에 살던 살결이 희고 코가 큰 인도아리안계에 의해 멸망했다. 그들의 유적지에서는 요가를 하는 사람과 여신의 조각들이 발견됐다.
이들은 파괴의 신인 시바신과 성적인 에너지 록은 우주의 생명력을 의미하는 샤크티를 숭배했던 것으로 보인다. 탄드리즘의 가르침에서 절대자로서의 시바신은 순수한 존재, 시간을 초월한 로고스로서 남성으로 표현되고, 샤크티는 창조의 에너지로 시간 속에서 변하며 자기 실현을 하는 에로스로서 여성으로 표현된다. 그래서 힌두교에서는 늘 남신에 대응하는 여신이 있고 항상 짝을 지어 나타난다. 즉 이성과 감성, 원리와 에너지가 합일되어야 우주 만물이 운행되는 것을 의미하며, 동양적으로 표현하면 理와 氣에 상응한다.
여기서 유래한 탄드리즘 의식에는 네 가지가 있었다. 첫째는 신전에서 여신을 숭배하면서 곡물과 가축 등을 바치고 심지어는 사람까지 희생물로 바쳤다. 둘째는 ‘차크라 푸자’다. 한밤중에 같은 수의 남녀가 둥글게 둘러앉아 술을 맛히고 고기와 생선, 곡물을 먹은 후 성교 의례를 거행했다. 여기서는 그토록 엄격했던 카스트도, 근친관계O도 무시되었다. 셋째는 만트라(진언)를 외면서 손으로 형태를 달리하여 갖가지 의미를 나타내는 무드라(手印)를 만들어 여신의 생명을 자신의 몸안으로 불러들여 사크티를 깨우는 의식이었다. 넷째는 주술에 관한 의식이다. 이 중에서 첫째와 둘째 의식을 左道的이라 하고, 셋째와 넷째 의식을 右道的이라 한다. 그리고 탄드리즘은 불교로 스며들면서 밀교로 불리게 된다.
카주라호의 사원에 새겨진 수많은 미투나는 좌도 탄드리즘 중에서 둘째에 해당하는 수행방법이다. 사크티, 즉 성적 에너지를 이용하여 남녀가 결합하고 시간과 공간이 사라진 그 절정의 상태에서 자아의식과 우주의식에 하나되고, 절대와 상대가 하나되는 해탈의 경지에 이르는 행위를 표현한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인구를 늘리기 위해 백성들에게 성행위를 장려하느라 그랬다는 설도 있고, 성교육을 위해서였다는 설도 있다. 분명한 것은 탄드리즘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좌도 탄드리즘은 13세기까지 유행하다가 차차 역사 속으로 사라졌는데, 마하트마 간디가 ‘다 때려부수고 싶다’고 했을 정도로 정통 힌두교도들은 이를 싫어한다. 그러나 카주라호의 미투나상은 독특한 인도문화의 하나로 수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아끌고 있다.
▲미투나상
▲미투나상
▲미투나상
▲미투나상
▲미투나상
▲미투나상
▲미투나상
▲미투나상
▲미투나상
▲미투나상
<2015.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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