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순례◈/서라벌문화권

경주 구정동방형분 무인상모서리기둥

蔥叟 2014. 10. 9. 06:00

경주 구정동방형분 무인상모서리기둥

 

9~10세기

 

구정동 대덕산 남쪽 구릉 말단에는 9~10세기에 만들어진 신라 돌방무덤이 하나 있다. 이 무덤은 독특하게 네모난 형태를 하고 있는데, 무덤의 주인공은 봉분을 따라 돌린 둘레돌과 십이지신산 등에서 볼 때 왕으로 추정된다. 네모난 봉분의 각 모서리에는 사각의 돌기둥이 세워져 있었는데, 여기에 서역의 무인상과 사자상이 각각 돋을새김으로 조각되어 있다. 무인은 눈을 부릅뜬 채 양 손으로 무기를 치켜들고, 사자는 힘차게 땅을 딛고 포효하면서 왕의 무덤을 지키는 모습이다.


돌기둥 한쪽 면엔 방망이를 어깨에 걸쳐 맨 무인이 조각되어 있다. 무덤 침입자를 막기 위해 방망이를 들고 있는 것 같은데, 잘 들여다보니 방망이의 끝이 살짝 휘어져 있다. 폴로 스틱이다. 무인은 왼다리를 약간 들고 동적(動的)인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런데 이 무인도 서역인 풍모이다. 역시 페르시아인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폴로는 우리식으로 말하면 격구(擊毬)이다. 이 페르시아인은 왜 폴로 스틱을 쥐고 있는 걸까? 페르시아에서 유행했던 폴로가 실크로드와 중국 당나라를 거쳐 통일신라 경주에 상륙한 것이다. 무덤에까지 폴로 스틱을 조각한 걸 보면, 무덤 주인공이 폴로를 무척이나 좋아했던 모양이다. 폴로의 인기는 고려 초기까지 이어졌다. 9, 10세기 전후, 폴로의 인기는 대단했다. 페르시아, 중국, 일본 등 실크로드의 전 구간에서 모두 인기였다. 중국에선 폴로를 즐기는 모습의 그림과 조각상이 다수 발견되었다. 특히 당나라 수도 장안(지금의 시안)에서는 여성들도 많이 즐겼다.

 

▲무인상

 

▲무인상

 

▲무인상

 

▲무인상

 

 

 

<2014. 8.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