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순례 - 경주 남산 장창골 미륵삼존불 출토지
경주박물관의 불교미술실에 전시된 장창골 출토 석조미륵삼존불이 발견된 곳은 남산 장창골 고개마루에 있다. 이곳에서 더 남쪽으로 가면 남산신성 북문터가 나온다. 현재 석불은 옮겨졌고 현장에서 석불의 석실을 이루던 세 개의 돌기둥만이 남아있다. 돌기둥은 사방에 서 있었는데, 동남쪽의 것은 넘어져 있다. 석실 안에는 무덤으로 보이는 봉분이 솟아있다. 원래는 돌기둥 안에 자연석으로 쌓은 석실이 있었다. 1925년 처음 발견되었을 때에는 두 협시보살은 없어졌고 본존불만 석실 안에 남아있었다. 그리고 두 협시보살은 남간마을 민가에서 훔쳐간 것이 확인되어 함께 박물관으로 옮겨졌다.
석실 주변은 제법 넓은 대지가 있고 주변에서 많은 기와조각이 발견되었다. 그 남쪽편에 자연석으로 된 돌기둥 세 개가 서 있고 하나는 넘어져 있다. 이 돌기둥은 높이가 1m 내외이며 돌기둥 간의 거리는 동서 1.2m, 남북 1m이다. 아마도 기와편이 많이 발견된 것으로 보아 이 석불은 전각에 안치되어 있었으나 폐사가 되고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전각은 무너지고 노천에 방치되어 있던 것을 후세인들이 비바람을 가릴 정도의 석축건물을 세워 석불을 그 안에 안치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이 석불이 발견되면서 일부 학자들은 이곳이 삼국유사 '생의사석미륵'조에 등장하는 삼화령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선덕여왕 때 중 생의는 언제나 도중사에서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꿈에 한 중이 그를 데리고 남산으로 올라가서 풀을 매어 표를 해놓게 하더니 남쪽 골짜기로 와서 말했다.
"내가 이곳에 묻혀 있으니 스님은 이를 파내다 고개 위에 편히 묻어 주시오." 꿈에서 깨자 그는 친구와 함께 그 골짜기에 이르렀다. 표해 놓은 곳을 찾아 땅을 파보니 거기에 석미륵이 나왔으므로 삼화령 위로 옮겨 놓았다. 선덕왕 13년 갑진(644) 에 그 곳에 절을 세우고 살았는데 후에 절 이름을 생의사라고 했다.
-지금은 그릇 전해져 성의사라 한다. 충담사가 해마다 3월 3일과 9월 9일에 차를 달여서 공양한 이는 곧 이 부처님이다.-
<삼국유사 생의사석미륵조>
불상 조각양식이 삼국시대의 것이며, 무덤 중 세 개가 신라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삼화령을 ‘화랑 세 명의 무덤’으로 해석하고 이곳이 삼화령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삼국유사에서는 삼화령이 남산의 남쪽골짜기라 하였는데 이곳은 남산의 가장 북쪽인 상서장에서 800m 가량 위쪽에 있다. 금오봉 북쪽의 해목령보다도 더 북쪽이다. 따라서 이곳을 삼화령이라고 하기엔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또한 삼국유사 경덕왕 충담사, 표훈대적조에서는 이 불상을 '미륵세존'이라 했지 '미륵삼존불'이라 하지 않았다.
○僧曰: “僧每重三重九之日, 烹茶饗南山三花嶺彌勒世尊, 今玆旣獻而還矣.”
스님이 대답하였다. "저는 3월 삼짇날과 9월 중양절이면 차를 다려서 남산 삼화령의 미륵세존께 드립 니다. 오늘도 차를 드리고 오는 길입니다."
<삼국유사 경덕왕, 충담사, 표훈대적조>
그러면 삼화령은 어디란 말인가? 또 한 곳의 삼화령 추정지는 금오봉 남쪽에 있다. 금오봉 정상과 통일전을 잇는 탐방로 중간쯤에 있다. 탐방로 동편의 절벽 위에 연화대좌가 있다. 연화대좌는 지름 2m가 넘는 거대한 모습으로 바위를 둥그렇게 둘러 연잎이 새겨져 있다. 이곳을 삼화령으로 보는 주장은 지형에 따른 것으로, 이곳과 금오봉과 고위봉을 각각 하나의 꽃잎으로 보고 ‘삼화령’이라고 이름 붙였다는 것이다. 근대까지 불상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주변에서 전해지지만 언제, 어떻게 사라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곳이 삼화령이라는 주장에도 문제는 있다. 장창골 미륵삼존불은 분명히 삼국시대의 작품이고 삼국유사의 기록대로라면 선덕여왕 13년(644)에 제작된 것이다. 하지만 연화대좌는 통일 이후인 8세기의 대좌로써 이 불상의 제작연대와는 일치하지 않는다.
▲미륵삼존불 출토지
▲미륵삼존불 출토지
▲미륵삼존불 출토 당시 모습
▲미륵삼존불
▲출토지 주변길
▲출토지 주변길
▲출토지 주변길
▲출토지 주변길
▲출토지 주변길
▲출토지 주변길
<2013.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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