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문화순례◈/일본문화권

일본열도의 백제문화 - 일본 나라 도다이지 허공장보살(虛空藏菩薩)

蔥叟 2012. 5. 21. 05:25

일본열도의 백제문화 - 일본 나라 도다이지 허공장보살(虛空藏菩薩)  

 

   도다이지 창건의 대역사를 추진하고 완성시키는 데는 한반도에서 건너온 사람들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도다이지와 대불 주조의 발원, 설계와 제작을 지휘한 양변(良弁) 스님은 근강(近江) 지방에 정착한 백제계 씨족의 후손이었다. 승려인 고키(行基)는 왕인의 후손으로 알려져 있는데, 일본 민중신앙의 창시자이다. 처음엔 절 건설에 반대했으나 태도를 바꿔 적극적으로 나섰다. 후에 대승정의 자리에 올랐다. 이분의 목상은 대불전 문 바로 옆에 있다. 교토의 우지인 하타노초겐(秦朝元)이 도움을 주었고, 공사 책임자인 구니나카노키미마로(國中公麻呂)는 550명의 기술자를 거느리고 일을 추진했는데, 그는 바로 망명한 백제 귀족인 국골부(國骨富)의 손자였다. 뿐만 아니라 비로자나불인 대불 주조에 사용된 구리는 708년에 신라계인 김상원이 발견한 것이다. 또 경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인 749년에 황금 900냥을 바쳐 일을 마무리하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운 사람이 바로 백제 왕족인 경복(敬福)이었다. 이 사업에는 7년의 세월과 국비의 1/5이라는 막대한 돈, 연 220 만의 노동력이 투입됐다. 현재 높이 52m의 대불전과 14.8m의 대불이 있는데, 이는 건축 당시의 것보다 축소되어 다시 만들어진 것이다.

   도다이지와 대불의 완성은 신흥 일본국의 탄생을 대내외에 알리는 의미 깊은 사업이었다. 신라는 이 기회를 이용해 700명에 달하는 대규모 사절단을 파견했고, 발해 역시 3척의 배와 함께 사신을 파견했다. 그 바로 1 년 전에 신라에서 석굴암이 조영된 것은 이 사업들이 당시 동아시아 질서와 깊은 관련이 있음을 알려준다. 이후 일본은 비로소 국가의 체제를 갖추고, 고유의 문화를 발전시키면서 독자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나라 시대는, 한반도와 깊은 관련을 맺으며 성장 발전한 고대국가가 그 특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면에서 점차 일본화되어가는 시기였다. 그러나 헤이안 시대에 들어오면서 일본은 비로소 한반도에 대한 종속적인 관계에서 탈피해 하나의 국가와 민족으로서 자기 문화를 갖게 되었다.

 

▲허공장보살(虛空藏菩薩)

 

 

 

<2012. 4.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