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9. 18. 05:09ㆍ◈한국문화순례◈/북방문화권
고구려 가는 길 - 중국 집안 우산고분군 오회분5호묘
오회분 오호묘는 집안의 20여 기의 고분 벽화 중에서 유일하게 일반인에게 관람이 허용되는 곳이다. 묘실에 들어서 계단을 세 걸음만 내려가면 시원함이 느껴지고, 내부에는 세 개의 석관이 나란히 있는데 피장자를 사이에 두고 부인과 첩의 관으로 추정된다. 4호무덤과 형식, 벽화의 내용이 거의 같아 같은 시기에 축조한 것으로 보인다. ‘네잎무덤(四葉塚)’ ‘17호무덤(第17號墓)’이라고도 불렀다. 이 다섯무덤의 특징은 우선 사신도에서 찾을 수 있지만, 그보다 전통적인 신선사상을 바탕으로 불교·도교·오행사상 등 여러 수입된 사상과 종교를 모두 용해해 반영한 다양성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오회분오호묘
▲오회분오호묘
5호분의 무덤방은 4.7평으로 제법 넓은 편으로 네벽에 거대한 사신도(四神圖)가 그려져 있다. 이 사신도가 벽화의 주제를 이루는데 동쪽 벽에는 날아오르는 청룡(靑龍)을, 서쪽 벽에는 백호(白虎)를 담았다. 또 남쪽에는 문을 중심으로 양쪽에 주작(朱雀)이, 북쪽에는 현무(玄武)로 거북과 뱀이 서로 휘감고 얽혀있다. 두층으로 된 삼각고임에는 여러 신들을 포함한 하늘세계를 그리고 있다. 널방이 천장을 받치고 있는 사방의 거대한 화강암 위로 신들의 이야기가 조형화되어 있는 것이다. 삼각고임 1단에는 해와 달의 신, 수레바퀴제조신과 씨 뿌리는 하늘나라 사람, 소머리신(神農)과 불의 신, 하늘을 나는 신선 등의 그림이, 2단에는 용을 타고 비파·거문고·피리·장고 등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는 하늘나라 사람들이 그려져 신과 사람을 한 차원에서 다루고 있다.
▲오회분오호묘
▲오회분오호묘
오회분 5호묘는 통구사신총과 마찬가지로 6세기에 만들어진 무덤이다. 널길 동벽에는 연꽃 좌대에 반쯤 무릎을 꿇고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수문장의 모습이 보인다. 그 역시 널방 네 벽에 그려진 사신들과 함께 무덤 주인공의 영혼을 지키는 역할을 맡고 있다. 널방에 그려진 사신은 통구사신총과 비슷하다. 다른 점은 사신의 곁에 구름 문양이 아니라, 연꽃 문양ㆍ불꽃 문양이 함께 어우러진 사방 연속 무늬를 배경으로 그려졌다는 점이다. 이 문양으로 널방의 네 벽은 매우 화려해 보인다. 이 무덤에서 가장 중요하게 그려진 소재는 놀랍게도 상상의 동물인 용이다. 네 벽의 모서리ㆍ위쪽, 천장 고임 등에는 39 마리의 용이 그려져 있다. 특히 네 벽 모서리에는 아래에 괴수가, 위에는 두 마리 용이 천장을 받들고 있다.
▲소머리신과 불의신
▲용
▲해와 달의 신
고구려 사람들은 이처럼 용을 친근한 동물로 여겼다. 천장 벽화에서 주목할 그림은 상단 고임에 그려진 신선들이다. 4 개의 고임에는 용을 탄 신선 2 명씩이 하늘을 날고 있다. 이 신선들은 거문고와 작은 장구인 요고, 옆으로 부는 피리인 횡적, 하모니카와 비슷한 횡적, 뿔나팔 등을 연주하고 있다. 그 가운데 동쪽에 그려진 한 신선은 춤을 추고, 서쪽의 신선은 노래를 신나게 부르고 있다. 이 그림은 천상 세계에서 신선이 사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 볼 수 있다요. 음악과 춤이 어우러지면서 즐겁게 사는 세상, 그것이 죽은 자가 가고 싶었던 세상은 아닐까? 이렇게 볼 때 신선들이 사용하는 악기의 구성을 통해 고구려 시대의 음악을 재현해 보는 게 가능하지 않을까? 그 소리는 천상에서 울려 퍼지는 정말로 아름다운 음악이 아닐까?
▲수레바퀴제조신과 돌을 다루는 신
▲소머리신과 불의 신
▲하늘나라의 신과 신선과 신장
오호묘는 사호묘와 정문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자리해 일명 '쌍둥이묘'라고도 한다. 5호묘는 1962년에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발굴 정리되었기에 국내에는 비교적 덜 알려져 있지만 과히 고구려 유적의 꽃이라 할 만하다. 6세기 중반-7세기 초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높이는 8m, 무덤 둘레가 악 180m, 벽화의 내용은 7세기의 전형적인 벽화 양식에 따라 청룡 백호 주작 현무의 사신도가 네 벽에 청,백,주,흑의 네 가지 빛깔을 중심으로 꾸며져 있으며, 각종 문양들이 짜임새 있게 그려졌다. 인류 문명 발달에 기여한 신들을 형상화하여 풍부한 설화성을 지니고 있다.
▲해와 별자리, 춤과 피리
▲남두육성과 별자리
▲달과 별자리
무용총ㆍ쌍영총과 같은 벽화 고분은 무덤 안 벽면에 석회를 바른 다음, 그 위에 그림을 그렸다. 그런데 오회분 5호묘 등 고구려 후기 벽화들은 잘 다듬은 돌벽 위에 동식물, 광물의 염료를 사용하여 직접 그림을 그렸다. 안료와 접착제를 개선해 안료가 돌의 입자 사이에 박히다시피 그림을 그렸다. 이렇게 그림을 그리면 시간이 지나도 그 색과 생동감이 오래 유지될 수 있다. 그래서 오회분 5호묘의 경우 지금도 1500 년 전 색깔이 그대로 살아있다. 오호분 5호묘도 1962년 발견 당시 화려한 색감을 자랑했다. 그런데 사람의 출입이 잦아지면서 그들이 내뿜은 이산화탄소에 의해 안료가 산화되고, 그림이 바래기 시작한 것이다. 또 무덤 바깥과 안의 온도 차로 벽면에는 이슬 맺힘 현상이 뚜렷해졌고, 이 물이 흘러내리면서 산화된 안료까지 씻어 내리게 되었다. 이렇게 그냥 두면, 뛰어난 기술로 그린 고분 벽화라도 그림 자체가 아예 사라질 수도 있다. 따라서 벽화 고분을 연구하는 것도 큰일이지만 보존은 더욱 중요한 것이다.
▲북두칠성과 별자리
<2011. 8. 2>
'◈한국문화순례◈ > 북방문화권'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고구려 가는 길 - 중국 집안 우산고분군 2112호묘 (0) | 2011.09.19 |
|---|---|
| 고구려 가는 길 - 중국 집안 우산고분군 사신묘 (0) | 2011.09.18 |
| 고구려 가는 길 - 중국 집안 우산고분군 오회분4호묘 (0) | 2011.09.17 |
| 고구려 가는 길 - 중국 집안 우산고분군 오회분3호묘 (0) | 2011.09.17 |
| 고구려 가는 길 - 중국 집안 산성하고분군 1411호무덤 (0) | 2011.09.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