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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출토 금동금강령(金銅金剛鈴)

蔥叟 2007. 11. 27. 06:12

부산 출토 금동금강령(金銅金剛鈴)

<국립경주박물관>

 

   종(鐘)의 형태에 번뇌를 없애준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금강저(金剛杵)의 형태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불교의 의식법구를 말한다. 즉 불교의식 때 소리를 내어 여러 불·보살들을 기쁘게 해주고 어리석은 중생의 불성(佛性)을 깨닫게 하여 성불(成佛)의 길로 이끌어주는 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 그 연원은 인도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으나 불교에 수용되어 밀교의식을 행하기 위한 특수한 법구가 된 것은 8세기 중엽 중국 당나라 때부터이다. 이와 같이 밀교 법구로 출발한 금강령은 늦어도 8세기말 통일신라시대에는 밀교와 함께 우리나라에 전래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밀교가 하나의 종파로 발전하지 못하고 다른 종파에 습합되는 불교사상의 시대별 추이에 따라 금강령도 점차 종파의 구별없이 일반 불교의식에 사용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금동금강령(金銅金剛鈴, 고려 12~13세기)

 

   일반적으로 손잡이의 형태에 따라 독고령(獨鈷鈴)·3고령(三鈷鈴)·5고령(五鈷鈴)·9고령(九鈷鈴)·보주령(寶珠鈴)·탑령(塔鈴) 등으로 분류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3고령과 5고령 정도만 볼 수 있다. 한편 일본에서는 9고령을 제외한 나머지를 합하여 5종령(五種鈴)이라 하고 금강저와 함께 금강반(金剛盤) 위에 안치하여 밀교대단(密敎大壇)의 중앙 및 사방에 배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몸체에는 주로 불법을 수호하는 오대명왕(五大明王)을 비롯하여 사천왕(四天王), 범(梵)·석사천왕(釋四天王), 팔부중(八部衆) 등 호법신장상(護法神將像)이 표현되어 있다. 이밖에 중국이나 일본의 예에서는 볼 수 없는 용(龍)을 표현한다든가 명왕과 독고저를 교대로 배치한 특이한 형식의 금강령도 전해지고 있다. 이런 유형의 금강령은 중국 당·송대의 금강령과 상통하며 고려시대에 특히 많이 제작되어 유행하였다. 조선시대에는 티베트 불교의 이색적인 요소가 반영되어 손잡이 끝에 보살의 얼굴이 새겨진 금강령이 출현하게 되었다. 이 얼굴새긴령은 현재까지 그 전통이 이어져 절에서 불교의식이나 재(齋)를 올릴 때 의식법구로서 사용하며 요령(搖鈴)이라 부르고 있다.

 

 

 

<2007. 8.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