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불천탑의 염원 - 화순 운주사 구층석탑
천불천탑의 염원 - 화순 운주사 구층석탑
운주사 구층석탑은 운주사로 들어가는 남쪽 골짜기의 첫 입구에 세워져 있는 탑으로 커다란 바윗돌로 바닥돌과 아래층 기단을 삼고 그 위로 윗층 기단을 쌓은 후 9층에 이르는 탑신을 세운 모습이다. 탑의 면이 사각형인 것은 고려시대의 일반적인 탑들과 같으나, 지붕돌 밑면에 받침을 생략한 모습이나 각 면에 마름모 안에 꽃 모양을 새긴 모습들은 보기 드문 예이다. 이는 지방적인 색채가 뚜렷했던 고려시대의 특징을 잘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이 탑은 운주사의 여러 탑 가운데 높이가 가장 높은 것으로, 원래 지방유형문화재 제8호였다가 1984년 보물 796호로 지정되었다.
운주사 9층석탑은 우리가 접해온 일반적인 탑의 형식 중에서 원나라의 양식영향을 받은 고려탑의 모양을 비교적 많이 닮아 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석탑과 석불들의 조형시기가 고려시대의 것으로 밝혀져 이 사찰은 삼국시대말이나 고려초에 창건되었다는 것이 학자들의 대부분의 견해이다. 탑은 거대한 암반위에 건립되고 기하학적인 문양이 가득히 조각되었으며 특히 지붕돌이 경쾌하여 전체적으로 장엄 하면서도 세련된 작풍을 보이고 있어 운주사의 석탑 중에서도 최고급에 속한다.
탑의 조성수법으로 보아 고려시대 후기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탑 높이 10.7M로 운주사에서 가장 높은 화사하고 수려한 탑이다. 가는 옥개석(지붕돌)과 처마의 끝이 백제식 목조건물처럼 치솟아 세련미가 느껴진다. 부여 정림사지 5층 석탑 형식과 같아서 백제계 석탑이라 한다. 탑신석 안에 겹마름모꼴의 기하학적 무늬와 네잎의 꽃잎 문양은 유일하게 운주사의 탑만이 간직하고 있다. 겹마름모꼴은 사방팔방에 계신 부처님을 그리고 중앙의 네잎의 꽃잎문양도 사방불을 상징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처마안의 무늬를 보면 밝은 빛이 하늘로 치솟는 듯한 인상이다. 운주사에 있는 각 골짜기의 부처님이 비로자나불(부처님의 빛, 광명)을 주불로 모시고 있는만큼, 이처럼 환한 빛살이 중앙에서 하늘로 퍼져오르는 문양을 보고 있노라면 비로자나탑이라 불러도 좋을 듯 싶다. 아래 거대한 기단석도 잘라서 운반하였고, 일설에는 이 탑을 운주사 중심탑이라하여 돛대탑이라 부르기도한다.
▲구층석탑
▲구층석탑
▲구층석탑 탑신문양
▲구층석탑 지붕돌
▲구층석탑 지붕돌
▲구층석탑 기단
<2014. 11. 15>